드라마 원 더 우먼은 비리 검사 조연주가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기억을 잃고 재벌가 며느리 강미나로 착각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믹 액션 드라마다. 강력한 여성 캐릭터 중심의 서사와 빠른 전개, 그리고 반전의 연속 속에서 펼쳐지는 통쾌한 복수극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주인공의 이중 생활과 정체성 혼란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사회적 메시지와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스토리: 조연주에서 강미나로, 두 여자의 인생이 엇갈리다
원 더 우먼의 이야기는 강력부 비리 검사 조연주(이하늬)가 재벌가 며느리 강미나와 닮은 외모로 인해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그녀의 삶을 살아가게 되면서 시작된다. 원래 조연주는 조직폭력배와 유착한 검사로 권력과 돈에 눈이 먼 인물이었다. 하지만 사고 이후 깨어나 보니, 자신이 한화그룹의 막대한 자산을 가진 며느리로 대우받고 있는 것이다.
강미나는 본래 일본계 재벌가 ‘유민그룹’의 숨겨진 딸로, 차별과 억압 속에서 억눌려 살던 인물이다. 그런 미나가 실종된 상황에서 조연주는 그녀의 삶을 대신 살게 되며, 점차 본래의 정의감과 용기를 되찾아간다. 조연주의 강한 성격과 직설적인 말투는 억눌렸던 재벌가 가족들 사이에서 통쾌한 반전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이야기는 단순한 착각 코미디에서 그치지 않는다. 조연주가 점차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런 사고가 벌어졌는지, 그리고 강미나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파헤치며, 이야기의 중심은 복수와 정의 실현으로 확장된다. 특히 재벌가의 음모, 기업 내 권력 다툼, 그리고 강미나가 처해 있던 부당한 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며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또한 로맨스 요소 역시 빠지지 않는다. 조연주와 유민그룹 장남 한승욱(이상윤) 사이의 오해와 갈등, 그리고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관계로 발전해 가는 과정은 극에 따뜻함과 설렘을 더한다. 두 사람은 각자의 상처를 통해 서로를 치유하며, 복수와 정의를 향한 여정에서 진정한 연대의 의미를 보여준다.
배우: 이하늬의 원맨쇼, 이상윤의 조화, 개성 강한 조연진
원 더 우먼의 가장 큰 성공 요소는 단연 주인공 이하늬의 열연이다. 이하늬는 검사 조연주와 재벌가 며느리 강미나, 두 인물을 동시에 연기하며 극을 이끈다. 조연주는 통쾌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캐릭터이고, 강미나는 조용하고 억눌린 인물이다. 이 상반된 두 인물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이하늬는 압도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고, 유머와 감정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그녀의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와 진지한 감정 연기의 균형은 많은 호평을 받았다. 조연주의 대사 하나하나가 인터넷 밈으로 활용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고, 이하늬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극의 유쾌한 분위기를 완성시켰다. 그녀의 캐릭터는 ‘걸크러시’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이상윤은 유민그룹의 후계자 한승욱 역을 맡아 이하늬와 호흡을 맞췄다. 차분하고 냉정한 성격이지만, 연주를 향한 신뢰와 애정을 보여주는 장면들에서는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특히 트라우마와 복수를 안고 살아가는 복합적인 내면 연기를 잘 표현해, 드라마의 무게감을 더했다.
조연진도 강력하다. 유민그룹의 악역 장씨 가문 인물들을 중심으로, 정인기, 진서연, 송원석 등 배우들이 극을 단단히 뒷받침했다. 진서연은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가진 악녀 ‘강미나의 시누이’로, 차가운 연기력과 미묘한 표정으로 극의 긴장감을 조율했다. 또한 박원숙이 연기한 재벌가 안주인은 전통적 권위와 가부장적 체제의 상징으로 등장해 현실적인 압박감을 전달했다.
이처럼 주연과 조연 모두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 덕분에 《원 더 우먼》은 유쾌한 설정 속에서도 균형 잡힌 서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인물의 욕망과 배경이 엮이며 드라마의 세계관이 단단해졌고, 이는 단순한 ‘착각극’을 넘어서는 깊이를 만들어냈다.
결론: 웃음 속 진실, 통쾌한 정의 실현의 여정
원 더 우먼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정체성 찾기 드라마’다. 비리 검사에서 정의로운 여성이 되어가는 조연주의 서사는 우리 모두가 한번쯤 고민해보는 ‘진짜 나’에 대한 질문과 맞닿아 있다. 코믹함과 감동, 그리고 시원한 정의 구현까지, 다양한 감정을 고루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여성 캐릭터 중심의 극 구조는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강점이다.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거대한 재벌 권력과 맞서 싸우는 조연주는 여성 서사의 대표적인 예로 손꼽히며, 이후 많은 작품에 영향을 주었다. 이 작품은 여성의 성장, 정체성 회복, 그리고 정의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담아냈다.
원 더 우먼은 웃고 떠들다 보면 어느새 사회의 부조리와 권력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가짜’로 시작했지만, 진짜 삶을 선택한 한 여성의 용기 있는 여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 스스로 정의를 선택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한다.
사진출처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