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모범형사 시즌1은 사건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 형사 수사극이다. 화려한 액션보다는 현실적인 수사 과정과 인간적인 갈등에 초점을 맞춰, 몰입도 높은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조작된 진실과 그에 맞서는 형사들의 분투, 피해자 가족의 눈물, 그리고 권력과 언론의 공조 속에서 진짜 ‘모범’은 누구인가를 되짚는다.
스토리: 조작된 살인사건, 5년의 미스터리를 추적하다
모범형사 시즌1의 중심 사건은 5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피해자는 여대생 이은혜, 그리고 유력한 용의자 이대철은 현장에서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지만, 수사는 마무리되고 사건은 과거의 일이 된다. 그러나 5년 후 또 다른 살인사건이 발생하며, 당시 수사와 판결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주인공 강도창 형사(손현주)는 형사 경력 18년 차의 베테랑 형사로, 원칙보다는 경험과 직감을 중시하며 ‘사람’을 먼저 보는 수사관이다. 그는 새로운 동료인 엘리트 형사 오지혁(장승조)과 함께 재수사를 시작하게 된다. 오지혁은 냉철하고 원칙주의적인 인물로,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파헤쳐 나간다.
이 드라마는 살인사건 자체보다, 그것이 어떻게 조작되었고 누구에 의해 은폐되었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한다. 검찰과 언론, 그리고 경찰 내부 권력자들이 결탁해 만들어낸 ‘거짓 정의’는, 진실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또 다른 장벽이 된다. 강도창과 오지혁은 그 장벽을 넘기 위해 피해자 유가족, 당시 목격자, 기자 등 다양한 인물들과 협력하거나 때로는 충돌하며 수사의 진실에 다가간다.
특히 이대철의 딸이 어릴 적 아버지를 위해 싸우는 과정은, 이 드라마가 단순한 형사물에 그치지 않도록 만든다.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가족들의 시선이 얽혀 있는 서사는 사회적 메시지와 인간적인 공감을 함께 불러일으킨다. 단순히 범인을 잡는 것이 아니라, 왜 진실이 외면받았는지, 정의는 누구의 것인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배우: 손현주와 장승조, 대조적인 형사 콤비의 강렬한 시너지
모범형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강도창 역의 손현주와 오지혁 역의 장승조가 만들어낸 완벽한 형사 콤비다. 손현주는 ‘생활형 형사’로서의 진정성을 담아내며, 감정선이 풍부하고 따뜻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술 냄새에 찌든 옷차림과 허술한 말투, 하지만 누구보다 피해자에게 공감하고 진심으로 수사에 임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장승조는 이와 대조적으로 깔끔하고 냉철한 수사 스타일의 오지혁 형사를 맡아, 강도창과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가 가진 트라우마와 개인사 또한 서사에 무게감을 더하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 인간적인 갈등과 진심을 드러내는 과정이 드라마의 핵심 흐름을 형성한다. 두 배우는 서로 다른 방식의 정의를 추구하면서도, 공통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준다.
또한, 이대철 역을 맡은 조재윤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수감자의 복잡한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억울함, 분노, 체념, 그리고 마지막까지 자식을 걱정하는 부성애까지 복합적인 감정선을 섬세하게 전달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의 연기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그 외에도 언론을 통해 사건을 추적하는 기자 진서경 역의 이엘리야, 강력반 팀장 등 현실적인 조연 캐릭터들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이들은 사건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현실적으로 드러내며, ‘정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복합적인 시선을 제시한다.
결론: 진실은 늦더라도 반드시 도착한다
모범형사시즌1은 단순한 범죄 해결 드라마가 아니다. 이 작품은 ‘진실과 정의’를 향한 인간적인 집념과 사회 시스템의 모순을 치열하게 파헤친다. 누군가는 편의대로 진실을 왜곡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걸지만,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도착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형사물이지만 폭력이나 자극적인 장면에 의존하지 않고, 인물 간의 감정선과 심리, 윤리적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손현주와 장승조의 조화, 현실적인 사건 묘사, 그리고 감정에 호소하는 연출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룬 웰메이드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단지 ‘범인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의가 외면당할 때 그것을 되찾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그려낸다. 진짜 ‘모범형사’란 단순한 수사 기술이 아닌,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과 진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준 수작이다.
사진출처 :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