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뎐1938은 전작 구미호뎐의 세계관을 확장한 프리퀄 성격의 시즌 2 작품으로, 1938년 일제강점기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이연이 과거로 소환되면서 겪는 사건들과 시대적 특수성을 녹여낸 판타지 액션 활극이다. 다양한 요괴 설화와 시대 고증, 역동적인 액션, 그리고 형제간의 관계와 신화적 서사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전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스토리: 다시 돌아간 과거, 이연의 또 다른 운명
이야기는 전작의 결말 이후 평온을 되찾은 이연(이동욱)이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1938년으로 소환되면서 시작된다. 현대의 구미호였던 이연은 다시 과거, 일제강점기 속 격동의 조선으로 돌아오게 되며 그곳에서 과거의 인물들과 재회하고 새로운 적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연은 이 시대에 여전히 요괴를 통제하고 세상 질서를 유지하는 ‘산신’의 역할을 맡게 된다. 그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들과 요괴들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며, 역사 속의 억압적인 현실과도 마주하게 된다. 이연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독립운동가, 일본군, 요괴 집단과의 충돌 속에서 자신이 지켜야 할 가치를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특히 이 작품은 ‘이랑(김범)’과의 관계를 새롭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연보다 어린 모습으로 등장한 과거의 이랑과 재회한 이연은, 전작에서 이루지 못한 형제 간의 화해와 돌봄을 실현하려고 한다. 과거의 이랑은 여전히 날카롭고 반항적이지만, 이연과 함께 겪는 사건들을 통해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이는 시즌 1에서 형제 간의 비극적 서사를 아쉬워했던 시청자들에게 큰 만족을 선사한다.
또한, ‘홍주(김소연)’라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이야기 전개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 홍주는 인간과 요괴, 국가 권력 사이에서 복잡한 입장을 지닌 인물로, 이연과 적대적이면서도 미묘한 감정선을 형성한다. 그녀는 이연의 과거를 알고 있으며,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대립하며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구미호뎐1938은 설화 속 요괴와 전통적 신화 요소에, 조선의 역사적 배경을 더해 색다른 판타지 분위기를 자아낸다. 매 회 등장하는 전통 요괴들은 CG와 실사 연출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특히 시대적 특수성으로 인해 독립운동이나 전통 무속신앙과 같은 소재가 어우러지며 단순한 판타지 이상으로 완성도 높은 시대극으로 평가받는다.
배우: 이동욱·김범·김소연의 폭발적 시너지
탄탄한 배우 라인업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전작에서 이미 구미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 이동욱은 이번에도 이연 역을 맡아 더욱 깊어진 내면 연기를 보여준다. 현대보다 격동적이고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이연은 더욱 복잡한 갈등과 감정에 휘말리는데, 이동욱은 이러한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인물의 성숙을 그려낸다. 차가움과 따뜻함, 냉정과 분노를 오가는 연기는 캐릭터에 완성도를 더했다.
김범 역시 시즌 1에 이어 이랑 역으로 출연하여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에서는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등장하며, 형 이연과의 관계가 주요한 감정선으로 그려진다. 반항적이고 날카로운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점차 형에 대한 신뢰와 유대감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김범은 깊이 있게 연기했다. 형제 간의 유머와 갈등, 화해를 넘나드는 연기는 드라마의 감성적 몰입도를 크게 높였다.
신규 등장 인물인 홍주 역의 김소연은 그야말로 ‘등장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배우’로 활약했다. 그녀는 과거의 산신이자, 이연과 과거 인연을 공유한 강력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복합적인 사연을 지닌 인물로서 선과 악의 경계를 오가며, 이연과 때로는 적대적으로, 때로는 동지로 얽힌다. 김소연 특유의 강렬한 눈빛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이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조연으로 출연한 류경수(천무영) 또한 인상 깊다. 그는 과묵하면서도 존재감 강한 인물로, 이연과 협력하거나 독자적으로 사건을 추적하면서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시대극 배경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루며 드라마의 현실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전체적으로 배우 간의 호흡이 자연스러우며, 빠른 전개 속에서도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해 내는 연기력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이었다.
결론: 설화와 역사, 감성과 액션의 완벽한 조화
구미호뎐1938은 단순한 시즌제 드라마를 넘어, 한국형 판타지 시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전통 설화, 일제강점기라는 역사, 그리고 깊은 감정선과 액션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작품은 스토리와 연출, 연기 모두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시즌 1이 현대 판타지의 매력을 보여줬다면, 시즌 2는 시대극과 판타지의 결합이라는 도전에 성공했다.
또한 이 작품은 캐릭터 중심의 서사에 초점을 맞추며, 단순한 선악 대립이 아니라 복잡한 인간관계와 심리, 성장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형제 간의 서사, 과거와 현재의 연결성, 시대의 억압과 개인의 자유에 대한 고민은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선 휴먼 드라마로까지 확장되었다.
구미호뎐1938은 앞으로도 이 세계관이 계속 확장되길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신화와 전설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판타지 세계의 가능성을 알린 이 시리즈는 K-드라마의 세계화 속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사진출처 : TVN